Good Bye 2022

2022. 12. 29. 23:14일상 (2020.11~)

지금까지 Suestories를 연재하면서 첫마디를 때기 어려웠던 적이 단 한 번도 없는데, 이번 포스팅은 한 7번은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어요. 2022년을 돌아보는 글을 꼭 쓰겠다고 최근 포스팅에서 다짐했는데, 왠지 다른 글들에 비해 무게감이 있는 것 같아 시작하기 아주 살짝 망설여지네요. 아님, 엄마가 옆에서 연중 송년기획 편을 보고 있어서 집중을 못하는 걸까요? 원래 가십이 제일 재밌잖아요...

 

1월부터 차근차근씩 돌아보는 회고글은 아직 여기다 쓰고 싶지 않으니, 당장 마음에 떠오르는 내용을 주저리주저리 적어 볼게요. 두서없이 적어도 이해해줄 거죠? 

 

우선 지난주에 할아버지가 하늘나라로 떠나셨어요. 할아버지는 노환으로 눈을 감으셨는데요. 다행히도 떠나기 전에 인사를 드릴 수 있어 마음이 많이 무겁지 않아요. 암도, 지병도 아니고, 깨끗한 상태로 이 땅에서의 90년간의 삶에 마침표를 찍으실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에요.

 

아주 어려서 잘 기억이 안 나는 증조할머니의 장례식을 빼고는 저는 장례식을 치른 적이 없는데요. 누군가를 떠나보냈구나, 이제 다시는 못 보는구나라고 슬퍼할 여유조차 없는 굉장히 체력적으로 힘든 행사더라고요. 물론 할아버지와 아주 각별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응급실 침대 위에 누워계신 할아버지를 봤을 때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슬픔에 눈물이 흘렀거든요. 그리고, 엄마를 지켜보며 가슴이 너무 아팠어요. 사실 그래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배웅하고 싶어서 더욱 열심히 장례식 기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

 

현실로 복귀해서는 1월 CES 출장 준비를 하며, 상장을 위한 거래소 심사를 준비하며 또 열심히 회사생활을 했어요. 그리고, 연말 피드백도 받았는데요. 저는 대표직속조직인 전략기획팀에서 근무하고 있어서 대표님께 직접 피드백을 받았는데요. 긴 피드백은 아니었지만 시간 내서 고민한 흔적들이 가득한 소중한 피드백이었어요. 저의 하반기 주요 성과, 상반기 아쉬웠던 점 대비 개선현황, 앞으로 바라는 점들을 하나하나씩 설명해주셔서 저와 제 커리어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사실 누군가에게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항상 떨리는 일인데요.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단계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저도 내년에는 팀분들에게 더욱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에게 피드백은 아직 어려운 일이에요... (사실 피드백 없이도 너무 잘해주셔서 그런 걸 수도 있어요...)

 

회사에서 받았던 피드백만 보면 저는 정말 알찬 1년을 보낸 것 같아요. 실제로 올해는 커리어에 많은 에너지를 쏟은 1년이였는데요. 누가 강요해서가 아닌, 재밌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풀어야 할 다양한 문제가 눈앞에 주워졌고, 또 함께 일하는 것이 너무 재밌는 팀분들이 하나둘씩 생겨 정말 즐겁게 회사를 다녔답니다. 다만, 올해 너무 잘한 것 같아 내년이 매우 부담돼요.

 

물론 이렇게 열심히 일만 하다가, 또 너무 지치고, 20대에 삶을 충분히 즐기지 않는 것 같다는 부담감에 해외로 떠났는데요. 올해는 4월에 사랑하는 제 친구들을 보러 미국에 다녀왔어요. 2주간 떠난 나름 긴 여행이었는데요, 막판에 독감에 걸려 고생했지만 적어도 머릿속은 정말 많이 깨끗해진, 행복한 나날들이었어요.

그리고, 11월에는 고등학교 친구들을 보러 일본에 다녀왔죠! 어렸을 때부터 함께한 친구들이라 오랜만에 봐도 마치 어제 본 것처럼 따뜻했어요. 또, 제가 온다고 빽빽하게 일정을 준비해준 친구들을 보며 마음이 뭉클했구요.

2022년에는 다양한 머리색으로 살았는데, 지금 가장 그리운 색은 옴브레예요! 핑크색도 좋았지만, 옴브레가 가장 예뻤던 것 같아요. 탈색은 제가 항상 깨고 싶었던 버킷리스트 항목이었는데요. 너무 늦지 않게 해냈네요! 이 글을 쓰며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잦은 탈색은... 정말 안 좋아요... 머리 진짜 잘 끊기고요. 머리도 얇아지고... 하여튼 문제가 많아요...

 

 

그 외 올해 먹었던 음식들도 랭킹을 매기고 싶은데요, 아쉽게도 배터리가 없어 이만 두서없는 이 글을 마감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올 한 해 많이 행복했고, 많이 성장했어요. 내년에는 더 욕심내서 더 행복하고, 더 성장하고 싶지만, 동시에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에게 소중한 모든 이들에게 행복의 기운을 나눠주는 쑤가 될게요. 다들 해피뉴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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