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12. 18:43ㆍ일상 (2020.11~)
우연히, 그리고 오랜만에 어렸을 때 사진을 보게 됐어요. 애기 때가 지금보다 더 예쁜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세월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아 더 순수해 보이는 것 같아요. 사실 기억도 안 나는 어린 시절이지만 사진 속 저는 매우 행복해 보여 마음이 왠지 따뜻해졌어요.
요즘도 항상 그렇듯 바쁘게 살고 있어요. 제가 일과 삶을 분리하지 못하다는 사실은 에전부터 알고 있었는데요. 그게 큰 문제라는 것은 최근에서야 깨닫게 되었어요. 사실 PwC에서 컨설턴트로 있을 때는 하루 종일 일을 하는 것이 보통이었고, 또 프로젝트 단위로 일을 했기 때문에 프로젝트 기간 동안 빡세게 달리고, 끝나면 업무 스위치를 아예 끄고 잠시 쉬는 패턴이 당연했어요. 그렇지만 사실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일하는 것은 정상적인 것일 수 없잖아요. 머릿속 구석에 항상 업무에 대한 고민이 있는 삶은 솔직히 말해 피곤해요. 그래서 컨설팅에 있었을 때는 더 열심히 운동을 했나 봐요. 주 6-7회 한 시간 반씩 운동을 했는데, 운동할 때만은 잡생각이 안 나고 스트레스가 풀렸어요. 지금도 물론 운동할 때, 친구들이랑 놀 때 등은 절대 업무 생각을 하지 않는데요. 그 외 혼자 있는 시간에는 저도 모르게 업무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는데, 솔직히 제가 고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요.
물론, 지금 회사에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또 그런 분들에게 인정 받고 싶고 도움이 되고 싶기 때문에, 그리고 저의 커리어를 성장시키기고 싶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거예요. 그렇지만, 쉬지 않고 달리기만 하면 쓸데없는 고민들에 에너지를 낭비해서 실제로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것을 천천히 깨닫고 있어요. 어떻게 고쳐야 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대표님께서는 우선 토요일에 매우 빡센 운동을 6시간 정도 하면 몸이 힘들어서 업무 생각을 못할 거다라고 하시는데, 너무 어려운 솔루션인 것 같아요… 등산이 아니라면 하루 6시간 어떻게 해요… 제가 솔루션을 찾게 된다면 꼭 Suestories에 특집으로 포스팅을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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