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함은 오마카세로 씻어내리잣 #삼성역 플라넌

2022. 4. 3. 10:22일상 (20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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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쪄서 매우 우울하지만, 또 아침으로 바삭하게 튀긴 치즈떡과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운 쑥개떡을 너무나도 맛있게 먹고 있어요. 저는 정말 언제쯤 살을 뺄 수 있을까요? 지난주 목요일에 인바디를 쟀는데, PT쌤이 매우 심각한 얼굴을 하시면서 어떻게 체지방률이 PT 시작할 때 보다 높게 나올 수 있냐고 제 가슴에 비수를 여러 개 발사하셨어요. 오늘 점심에 회식을 해서다, 곧 생리를 할 거라서 그런 거 아니냐 등 여러 반론을 펼쳐 봤지만 곧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정말 짜증 나요. 아무래도 요새 술을 좀 많이 마셔서인 것 같아요….

최근 먹부림 흔적 1 - 하몽 고로케 (미친 맛이에요,,,, 무조건 한 입에 다 먹어서 입안에서 터지는 크림을 느껴야해요!!!);📍이태원 Tapas Bar
최근 먹부림 흔적 2 - 회사 근처에 오발탄이 있었다닛!!!; 📍역삼 오발탄
최근 먹부림 3 - 새콤한 샹그릴라 급 땡겼다 날 📍송리단길, 서정적 살롱



그렇지만 긍정이 무기인 저는 또 맛있는 거 먹으면서 열심히 운동하면 살이 빠지겠지라는 마인드로 금요일에 행복하게 출근을 했는데요. 아침부터 충격적인 뉴스를 듣고 그날 일을 하나도 못했어요… 물론 급한 일이 있었다면 집중해서 했겠지만, 대표님에게 좀 쉬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최근 일을 엄청 많이 해서 급한 건들을 다 처리했거든요. (이 글을 적는 시점에는 일이 다시 차곡차곡 쌓여 절 기다리고 있어요 ^_^)

하여튼, 다시 금요일 아침으로 돌아가자면, 저는 라운지 옆 팬트리(Pantry)에서 어느 날과 같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시리얼을 머그컵에 담고 있었는데요, 저희 팀의 하나뿐인 주니어가 혹시 얘기를 할 수 있냐고 물어보시는 거예요. 사실, 그때부터 알았죠… 이 분이 저를 떠나실 계획이라는 것을. 사실을 부정하고 싶었던 저는 환하게 웃으며 “당연하죠”라고 답하고 그분을 따라 회의실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의자에 앉아, 오늘따라 더 조용하게 느껴지는 회의실의 공기를 깨고 “무슨 일이실까요?”라고 먼저 물었죠. 그분은 망설임 없이 “혜수님, 죄송한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요”라고 울먹이면서 말했어요. (이 분은 전 날 이 말을 한 20번 리허설했겠죠? 😭) 제가 하고 싶은데로 다 하고 사는 사람이었다면, “못 들은 걸로 할게요”라고 말하고 자리를 벅차고 나갔을 거예요. 그렇지만, 저는 저의 행복만큼 제 주위 사람들의 행복이 중요한 사람인데요. 그동안 이 주니어 분과 일하면서 재밌었고, 또 이 분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보며 뿌듯함과 행복함을 느꼈던 저는 이 분을 응원할 수밖에 없었어요. 스타트업의 한계일까요? 신입은 뽑아놓으면 다 큰 회사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하고 싶어 하는 것 같고, 특히 좋은 대학을 졸업하신 분들은 저희 페이에 만족을 못 하시는 것 같아요. 이 분도 더 좋은 네임밸류와 더 높은 페이를 거절하고 저희 회사에 남을 수는 없겠죠. 현실에 너무 가슴이 아프지만, 이해할 수 있어요.

 

근데 또 이해하지만, 가슴이 아픈 것은 어쩔 수 없어요. 하루 종일 제 현실에 짜증이 너무 났고, 또 제가 4월 15일부터 5월 1일간 휴가를 내고 미국에 가는데, 그때 제 업무의 일부를 맡아 줄 주니어가 없다는 사실에 답답했어요. 인턴 2분에게 맡길 수 있는 일도 아니고, 그럼 제가 며칠 떠나면 저희 전략기획실은 업무가 불가능한 조직이라는 거에 현타가 온 것 같아요. 아니 당장 저희 인턴 2분은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원래 제 주니어가 관리할 예정이었거든요. 하여튼, 문제가 너무 많고, 답은 없어 암울했답니다.

 

그래도 미리 예약해놓은 오마카세는 당연히 행복하게 가야겠죠?  친하게 지내는 직장 동료분들 2분과 점심시간을 활용해서 다녀왔는데요. (갈 때는 지하철로 한 정거장, 올 때는 소화시킬 겸 걸어왔는데 거리는 딱 좋았어요!) 사실 번갈아가면서 좀 팬시(fancy)한 점심을 사는 편인데, 이번에는 제 차례여서 제가 대접했지요~ 런치 오마카세는 바 기준 6만 원이었어요! 룸에서는 스시가 포함되지 않은 코스만 제공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희가 방문한 플라넌이라는 곳은 삼성역 4출 근처 골목 지하에 숨겨져 있는 보물 같은 곳이었는데요. 오픈한 지 1년 정도 됐는데, 아직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다고 해요. 그래도 그래서 하루 전에 예약이 가능해서 살짝 다행이었지만, 또 너무 맛있는 곳이라 멀리 소문이 났으면 좋겠네요! (역시 맛있는 거 먹자고 열심히 일하는 거잖아요~~)

 

제 원픽이였어요!
그래서 한 번 더 먹었죠~~

 

후식까지 너무 알차 조만간 꼭 또 방문하고 싶고, 그때는 조금 더 기분 좋은 상태로 방문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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