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3. 21:50ㆍ일상 (2020.11~)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한옥을 무척 좋아해요. 딱히 한옥에 살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바쁜 도심가에 틈틈이 의젓하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한옥이 자랑스럽고, 멋지다고 생각해요. 서울처럼 과거의 흔적이 현재와 섞여 보존되는 도시가 과연 몇 군데나 있을까요? 보고 또 봐도 한옥은 글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요. (예전에 파리 여행을 갔을 때, 파리의 건물들을 쳐다만 보고 있어도 행복했는데, 비슷한 느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여름 휴가 중 이틀을 한옥스테이에 투자했습니다. 송파에 살고, 테헤란로에 있는 회사에서 근무하는 저는 웬만해서는 강북에 잘 안 가게 되는데요. 이번에 마음먹고 혜화에 있는 혜화1938에 다녀왔어요. 직장인과 높은 건물로 북적북적거리는 동네를 벗어나서, 대학생들과 비교적 낮은 건물로 조금 더 여유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혜화 길거리를 걸으며, 저도 같이 간 친구도 마음이 더 편해진 느낌이었어요. 잡다한 고민거리로 쉬지 못하는 뇌에 쉼터가 생긴 느낌이랄까요? 오랜만에 접하는 분위기라서 더 그랬던 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혜화1938는 한식당과 카페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어요. 대문부터 너무 제 스타일이었는데, 아쉽게도 사진이 없네요. 한옥에게 반해서 사진을 생각보다 안 찍어서 아쉬워요. 다시 돌아간다면, 사진을 꼭 백장 넘게 찍겠어요. 그렇지만 그날은 날씨도 너무 좋고, 한옥도 너무 예뻐서, 그냥 그 여유를 즐기고 싶었어요. (사실 계속 비가 왔었어서 걱정했는데, 막상 당일에는 해가 반짝거려줘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내부는 모던하면서도 한옥스러운 느낌을 200% 풍기는 인테리어로 저희 마음을 완벽하게 뺐었어요. 사진 찍기도 너무 좋아, 대관을 해서 하루종일 사진 촬영만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해요. 저희를 너무나도 따뜻하게 맞이해주신 실장님께서 내부 인테리어(거실에 걸린 그림까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시고, 초롱초롱한 분위기를 위해 마당에 물도 뿌려주시고, 간식도 챙겨주셔서 너무 감동이었어요ㅠㅠ 실장님께서 이 한옥을 얼마나 아끼시는지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진 공주님 생일 축하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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