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행복해: Much Needed Alone-time

2022. 9. 11. 19:59일상 (2020.11~)

저는 직장인이 되고 나서야 혼자만의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았는데요. 아무리 제가 사람들에게서 에너지를 얻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혼자 재충전하는 시간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에요. (아마 8:2의 비율로 혼자만의 시간을 찾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오랜만에 저랑 데이트를 했는데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revitalising(활력을 되찾는; 리바이탈라이징)하는 시간이었어요. (제 부족한 한국어로는 revitalising 단어의 느낌을 충분히 담을 수 있는 단어를 찾지 못했어요,,,🍋) 물론, 제가 자취를 했다면 조금 더 꽉 찬 시간이었겠지만, 어차피 내년 가을에 저희 집이 이사를 하는 데 그때 나가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아마 그때까지는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6여 년간 자취 후 본가에 들어가니 불편하지는 않은지, 언제 다시 나올 건지 등의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지금까지는 그냥 너무 편했어요. 제가 워낙 싸돌아다녀서 집에 잘 때 빼고 잘 안 들어오기도 하고요, 또 아무리 늦은 시간에 들어와도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는 뚱이도 있고요. 그리고 당연히 가족에게서도 너무 좋은, 따뜻한 에너지를 많이 받고 있어요. 든든한 내 편이잖아요? 근데, 어쨌든 내년 가을에는 기필코 나갈 거예요. 이제 때가 된 것 같아요... ^_^

오늘 일과는 어땠냐면요, 우선 아침에 일어나서 올리고당 한 바퀴 돌린 그릭요거트에 샤인머스켓과 싱가포르에서 친구가 사 온 제 최애 Amazin' Graze 그래놀라를 섞어 애피타이저로 먹고요. (참, 싱가포르에서 사 왔지만 말레이시아 브랜드예요!) 그리고, 명절 음식 중 하나인 LA갈비 2줄을 밥과 배불리 먹고 뒹굴뒹굴하다가 동네 한 바퀴를 산책하고, 동생과 수다를 떨었어요.

그리고, 1시에는 스파를 받으러 무려 회사 5분 거리인 역삼 센터필드에 갔는데요.


연휴에 회사 근처를 방문했다고 슬퍼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오히려 회사 건물이 살짝 반가웠던 걸 보면 저는 일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긴 해요. 이 것도 복이라고 생각해야겠죠? 그렇다고 연휴에 일을 하지는 않아요. 그 정도로 워커홀릭은 아니랍니다... 연휴에 일해야 하면 울 거예요.

85분 전신 관리로 가벼워진 몸을 이끌고 간 곳은 삼성역 투썸이었는데요. 사실 갑자기 투썸 케이크가 먹고 싶어 방문했는데, 막상 도착하니 아이스크림 라떼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넘어가 키오스크로 빠르게 주문했어요. 투썸하트 12개 모아서 받은 무료 쿠폰을 사용했답니다~ 음료 위 아이스크림을 숟가락으로 먼저 퍼 먹으며 이번 달 독서모임 책인 대량살상 수학무기를 읽었는데요. 맨날 인공지능 혹은 정부 데이터 정책 관련 문서만 읽다가 비록 데이터와 알고리즘 관련 책이지만 그래도 다른 느낌? 주제?의 책을 읽어 너무 흥미로웠어요. 특히, 이 책의 저자 캐시 오닐은 저와 같은 UC 버클리 출신인데요. 이 책의 주제(어떻게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이 불평등을 확산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지)만 봐도 왠지 버클리 출신이 적었구나 라는 것을 믿을 수 있죠. 저는 아직 4장까지 밖에 안 읽어 책에 대해 크게 코멘트할 수는 없지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알고리즘의 위험성, 그리고 특히 취약계층이 이러한 위험에 훨씬 더 노출되어있다는 주장에 매우 크게 공감해요. 여기저기서 평화주의자라고 불리는 저로써 사실 모든 사람들이 손에 손잡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지만, 세상은 제 머릿속보다 훨씬 복잡하고 또 어려우니까요...

다양한 생각을 하며 책을 1시간 정도 읽다가, 귀가했는데요. 갑자기 너무 배고파져서 집에 와서는 남은 전과 잡채를 데워 멜론맛 막걸리랑 먹었어요! (히힣💖) 추석 음식은 정말 사랑이에요ㅠㅠ 하튼 또 금방 빨개쑤가 되어버렸지만, 괜찮아요. 모든 게 너무 맛있는 행복한 시간이었거든요.

급하게 찍은 게 느껴지시나요…? 오늘 만찬은 아니구, 며칠 전이에요!
이거 역시 오늘 먹은 전은 아니지만, 제 최애 다이닝 바 중 하나인 5412에서 먹은 미나리 새우 전이에요!
이거 역시 오늘 먹은 전은 아니지만, 그리운 재희랑 먹은 감자전 🥔
이거 역시 오늘은 아니지만 사랑하는 다여니와 줄서서 먹었던 호족반 트러플 치즈 감자전 📍압구정로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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