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020.11~)

Guess I'm not good with goodbyes

혜쑤 2024. 8. 1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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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게 제가 정해놓은 Suestoreis 다음글은 사실 저희 집 막내 뚱이의 이야기였어요.


그래서 오랫동안 아무 소식을 올리지 못했던 것 같아요. 물론 미국에서 기쁜 소식과 함께 친구도 놀러 오고, 일도 정신없었고, Ai4 행사 참여를 위해 라스베가스에 다녀와서 인 것도 있지만요.
 
뚱이는 제 예상을 당당하게 뒤집어엎고 너무 감사하게도 어제 10번째 생일을 맞이했어요. 생일까지만 버텨줬으면 좋겠다고 이제 셀 수 없는 밤만큼 기도했는데, 너무 대견하고 기특해서 눈물이 고이는군요. 뚱이가 암을 진단받고, 2번에 수술을 거쳐 항암치료를 받은 지도 이제 1년이 훌쩍 넘었어요. 사실 여기까지 버텨준 게 너무 고맙고, 또 고맙죠. 고맙다는 말 왜 더 할 수 있는 말이 있을까요? 
 
정말 가까운 가족을 떠나보낸 적이 없어서,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 몰랐던 것 같아요. 드라마를 보고, 소설을 읽으며 주인공의 감정에 공감해서 여러 번 울어봤지만, MBTI 검사를 하면 계속 T가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겠죠? 사실 뚱이를 머지않은 미래에 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했던 2주간 2kg가 빠질 정도로 슬플지 몰랐어요. 출근해서 어느 날과 다르지 않게 열심히 일하고, 장난도 치면서 팀분들과 점심도 먹었지만, 사실 너무 울어서 머리가 아팠고, 식욕도 하나도 없었죠. (근데 또 덤덤하게 회사 분들과 친구들과 뚱이 얘기를 하는 저를 보며 살짝 잔인하다고 생각하기도 했죠. 이제는 그냥 제가 강한 멘탈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뚱이는 의사도 마지막일 거라고 하는 고비를 잘 넘기고,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으면서 10번째 생일까지 왔답니다. 뚱이의 눈을 볼 때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는 것이 보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약속을 줄이고, 뚱이랑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낼 거예요!
 
사실 뚱이 얘기보다는 저의 라스베가스 출장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었는데, 뚱이 이야기만 주저리주저리 하며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군요,,,🥲🥲 1주일간 출장을 가면서, 엄마한테 혹시 제가 없는 사이 뚱이가 너무 아파하면, 꼭 보내주라고 얘기했답니다. 그러지 않아도 돼서 너무 다행이지만요 :)
 
작년에 참석한 CES도 라스베가스에서 진행돼서, 베가스는 1년 만이었는데요. 바뀐 게 없어요... 심지어 대학생 때 들렸을 때랑도 비슷한 것 같아요. 엇, 변한 게 있다면 감히 미쳤다고 표현할 수 있는 더위겠군요. 한국 뉴스에도 베가스의 미친 날씨가 보도되었는데, 현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체감온도는 50도 수준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등이 수영복 모양을 타버렸답니다. 한 10분 누워있었는데요! 그렇지만, 베가스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꼭 두꺼운 니트 하나는 챙겨가라고 말하고 싶어요! 실내는 또 너무나도 추워서, 에어컨을 이렇게 트니까 지구가 아파서 밖이 이렇게 살 수 없는 수준으로 더워지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없었어요.
 
새로운 게 있었다면 2023년에 완공된 스피어인데요!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크기라 중심부에서 아주 살짝 벗어나 있는데도 굉장히 잘 보였어요. 특히, 늦은 밤에도 번쩍번쩍하게 빛나는 것을 보며 여기가 베가스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했답니다! 안에서 보여주는 쇼도 엄청 인상 깊었는데요. 최근 환율 반영해서 14만 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돌아가도 한 번 더 볼 것 같아요!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가야 해서,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wrap-up 해볼게요. 오랜만에 글로 제 이야기를 풀어내니, 상쾌한 마음이네요! 또 만나요, 우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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